새해의 시작 제6화

 

소운   이 시장은 평소에도 신세 지고 있는 청과점이 있어. 돌아가게 되겠지만 그곳에 새해 인사로 들러도 괜찮겠나?

후카미 시온   물론이죠. ······맞다. 소운 씨, 채소나 과일을 잘 아시죠.

소운   ? 그렇다만.

후카미 시온   우리가 잘하는 걸 요리에 넣고 싶다고 생각해서······. 기발하고 참신한 게 좋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셨죠.

후카미 시온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의미도 담아서. 과일을 넣은 양식풍 어레인지라는 노선은 어떨까요?

소운   ······좋은 아이디어야.

소운   앞으로 갈 청과점에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풍미의 물품이 진열되어 있어. 채소도, 과일도 조금 희귀한 걸로 골라 갈까.

후카미 시온   비트 같은 게 색감이 선명해서 좋을지도요.

소운   비트의 심홍색과 떡의 흰색이라면 새해 같은 느낌도 나고 보기에 좋겠어. 좋은 선택일지도 모르겠군.

후카미 시온   노트에 메모해 둘게요.

 

 

소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청과점 점주   오, 소운 씨. 올해도 잘 부탁드릴게. 그러고 보니 들었어. 새해 떡 찧기 대회에 나간다며?

소운   ······네, 연이 닿아 참가하게 됐어요. 지금도 그 재료를 찾으러 온 겁니다.

청과점 점주   그런 거였구나! 그런데 그 떡찧기 대회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아. 다치거나 하지 않게 조심해!

후카미 시온   다친다고요?

청과점 점주   죽지야 않겠지만, 터무니 없는 퍼포먼스를 하는 녀석도 있으니까.

청과점 점주   게다가 좋든 나쁘든 기발한 어레인지 요리가 나오니까 유명해. 이번 우승 후보도 대단한 아이디어라던데.

소운   ······이번 우승 후보? 그런 분이 있는 겁니까.

청과점 점주   상가지구에서도 유래 깊은 노포 요리점의 젊은 주인이야. ······근데 유명한 못된 녀석이라, 비겁한 수를 쓴대나······.

청과점 점주   노포인 만큼 요리 솜씨야 확실하겠지만, 파장도 있으니까 비겁한 짓 같은 건 안 했으면 좋겠는데.

후카미 시온   그런 사람이 있다니······.

 

 

남성   야, 길 막지 말고 비켜.

후카미 시온   우왓······!

소운   괜찮나? 꽤 건방진 자식이군. 길이 넓은데 굳이 이쪽으로 걸어오다니······.

후카미 시온   저는 괜찮아요. 조금 놀랐지만······.

청과점 점주   저 녀석이야, 저 녀석! 방금 이야기한 상가지구의!

후카미 시온   네······?

청과점 점주   봤지? 방금 태도. 소운 씨도 손님도 조심하는 게 좋아!

소운   충고 감사합니다. 저희는 저희대로 전력을 다 할게요.

 

 

후카미 시온   다녀왔습니다.

가모 지겐   어서 오······

 

 

가모 지겐   으앗!?

소운   쉬고 있는 중에 미안하지만 잠시 실례하겠어. 떡 찧기 대회를 위한 시험작을 여기서 만들기로 했으니.

후카미 시온   미안, 가모 군. 주방에서 좀 소란스러울지도 몰라.

가모 지겐   그, 그래······. 당신이 이 집에 있으니 위화감이 대단한걸······.

소운   사 온 식재는 여기에 두면 되나?

후카미 시온   네. 냉장 식품들은 한번 냉장고에 넣어야······ 어라?

후카미 시온   내 노트가 없어······?

소운   시장에 있을 때는 들고 있지 않았던가?

후카미 시온   맞아요. 혹시······ 시장이나 돌아오던 길에 떨어트려버렸을지도 모르겠어요.

소운   중요한 거잖아? 대회를 위한 레시피나 아이디어도 그 노트 안에 있어. 찾으러 간다면 밝을 때가 좋겠지.

후카미 시온   ······아뇨. 기껏 소운 씨가 와 주셨으니, 나중에 찾을게요. 레시피는 거의 기억하고 있으니까 문제없어요.

후카미 시온   요리, 힘내요!

소운   ······그런가.

 

 

후카미 시온   가모 군, 어때?

가모 지겐   ······맛있어. 떡 요리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색이라 놀랐지만, 맛있어.

후카미 시온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거침없이 말해줘.

가모 지겐   그래, 그건 좋지만······. 여기 있는 게 전부 떡 요리인 거지?

소운   사소한 것까지 신경쓰다보니 말이지. 좀 많이 만들어버렸나.

후카미 시온   소운 씨랑 이야기하다가 나도 여러 가지 시험해 보고 싶어져서······.

가모 지겐   요리를 남기는 건 싫어하지만, 배 상태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소운   뭐지? 아직 5번째잖아.

가모 지겐   아직이 아니라 5번째나 된 거잖아! 떡은 배에 쌓인다고······!

소운   ······과연. 쌓이기 쉽다는 건, 계속 먹는 심사위원들의 심리를 생각했을 때 가볍게 느껴지는 요리가 좋겠어.

가모 지겐   뭐, 그런가······. 도움이 됐다면 됐어······.

후카미 시온   고마워, 가모 군! 맞다, 지금 것도 메모해서······.

후카미 시온   (아, 노트. 잊어버렸었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소운   ······.

 

 

소운   (후카미의 레시피 노트는 시장에는 없는 것 같았어. 달리 있다고 하면 이 주변인가.)

소운   (분명 시장을 나온 뒤에 조미료가 부족하단 걸 알고 상가지구에 있는 상점에 들렀을 거다. ······응? 이 요리는······.)

 

 

상점 점주   손님, 뭔가 사러 온 거야? 미안하지만 우리는 이미 닫았어.

소운   이 게시판에 걸려 있는 '떡 샐러드'란 건 뭡니까?

상점 점주   아아, 그거는 이 주변에 있는 유명한 가게에서 걸어놓은 거야. 떡 찧기 대회에도 내놓을 메뉴인데, 먼저 판매한다고.

상점 점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서 아까 그 전단지를 곳곳에 붙였어.

소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