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제5화

 

루이   여긴······.

하야테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마켓인가 봐.

하야테   ······그런데 루이! 그 옷!

루이   아?

루이   무슨······ 윽!

하야테   아하하! 역시 어울리잖아! 진짜 귀여워, 루이!

루이   망할······!

루이   (······왜 내가 이런 옷을 입어야 되는데······! 이딴 건 당장 벗고······!)

루이   ······.

하야테   어라? 안 벗는 거야?

루이   ······추워. 이런 곳에서 벗었다간 입원 생활이 더 길어지겠지.

루이   ······것보다 어떻게 된 거야? 넌 옷이 그대로인데.

???   그건 그가 이 세계에 어울리는 복장이니까!

루이   ······무슨 말 했냐?

하야테   아니?

???   메리 크리스마스!

하야테   어디선가 목소리가······?

루이   아, 저기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 장식   나다!

하야테   오! 산타가 말하잖아!!

산타 장식   그래, 내가 산타란다.

루이   산타? 산타 모습인 장식이겠지.

산타 장식   무례한 것. 나는 산타다. 틀림없는 산타.

루이   완전 다르잖아. 그런 크기로 선물은 어떻게 옮길 건데.

산타 장식   뭐, 지금은 말이지.

하야테   지금은?

산타 장식   현역에선 물러났으니까. 지금은······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작게 산타를 하고 있어.

하야테   헤, 헤에~ 산타는 자유롭게 모습을 바꿀 수 있구나······!

루이   ······상대하지 마. 여긴 카오스 월드야.

하야테   아, 그렇지.

루이   ······그런데 왜 이 녀석 옷은 그대로고, 나만 이런 옷으로······.

산타 장식   아까도 말했지 않나. 자네 의상은 이 세계에 어울리지 않아.

산타 장식   하지만 그는 딱 좋아. 그냥 그것뿐이다.

루이   ······.

루이   ······응?

하야테   ······?

산타 장식   왜 그러지? 둘 다 내 얼굴을 그렇게 보고.

하야테·루이   (이 산타의 얼굴······ 어디선가······?)

산타 장식   크흠. 그것보다, 자네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저 소년인가?

 

 

하야테   소우타! 이런 곳에서 쇼핑을 하고 있을 때가······!

루이   ······당장 데리고 가자.

소우타   ······어라? 하야테 형이랑 루이 형. 무슨 일이야?

하야테   무슨 일이냐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소우타. 자, 어서 돌아가자.

소우타   싫어. 나도 크리스마스에 놀고 싶어.

하야테   그렇게 말해도······.

루이   ······.

하야테   ······있지, 소우타. 여긴 오래 있으면 안 되는 곳이야. 소우타한테 위험한 일이 생기게 되니까.

소우타   에, 하야테 형이 그렇게 말하다니. 루이 형처럼 성격이 나빠져버린 거야?

루이   야, 누가 성격이 나쁘단 건데······?

하야테   아냐. 성격이 나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이건 정말 진지한 이야기야!

하야테   ······입원해서 지내는 건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걸 이겨내면 세상엔 더 즐거운 일이 많이 있어.

루이   ······?

하야테   그러니까! 이런 곳에선 어서 나가서 같이 게임을 마저 하자, 응?

소우타   음······. 그러면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줘.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소우타   내가 원하는 걸 맞추면 생각해 볼게!

하야테   에, 으음······?

산타 장식   ······여기선 일단 소년이 하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군.

루이   ······자꾸 응석을 받아주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

하야테   에~! 내 탓이야!?

 

 

루이   (······드디어 옷이 돌아왔다······.)
하야테   ······일단 분담해서 소우타의 선물을 생각하자.

루이   ······꽤 필사적이잖아.

하야테   응?

루이   넌······ 뭐라고 할까, 좀 더 무미건조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야테   무슨 말이야?

루이   저런 꼬맹이 한 명, 딱히 아무래도 좋잖아. 네가 소우타를 구해줄 이유는 없어.

하야테   아무래도 좋단 말이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번엔 이유가 있어.

루이   아?

하야테   약속했잖아. 다 같이 또 게임하면서 놀자고.

루이   ······.

하야테   그 약속을 지키고 싶을 뿐이야.

루이   ······아까부터 약속 타령하긴. 네가 그렇게 약속에 집착하다니, 의외인데.

하야테   무슨 이야기야?

루이   그대로의 의미야. ······말을 꾸며서 상대를 즐겁게 하는 게 네 일이잖아.

루이   ······그러니까 말로 하는 약속 따위, 네가 해봤자 결국엔 그때만 보여주는 것뿐일 텐데.

하야테   뭐야, 그게. 그런 말이나 하고.

하야테   루이는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남자'라고 생각한 거야?

루이   ······. 내 말이 틀려?

하야테   이래 봬도 한 약속은 무조건 지켜.

하야테   ······그리고 루이, 너도 이 약속 안에 포함되어 있어. 그러니까 너도 지켜.

하야테   나랑 같이 소우타를 카오스 월드에서 데려오고, 또 게임하자. 응?

 

 

루이   하아······.

루이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고,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