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제5화 가모 지겐의 사투(蒲生慈玄の死闘)

 

자숙하는 전과자   ······내게 살아갈 자격 따윈 없어······! 평생 괴로워하고, 괴로워하면서······ 계속 속죄해야 해······!

가모 지겐   확실히 당신이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가모 지겐   하지만 당신한테는 다시 일어설 기회가 주어졌어. 그러니까 석방된 거잖아?

가모 지겐   이런 곳으로 도망치지 말고 현실과 마주해. 그게 당신의 속죄야.

자숙하는 전과자   으으······!

 

 

 

가면라이더 아라키   여전히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데.

 

 

아라키 쿄스케   아예 가면라이더 같은 건 그만두고 순경이나 절이라도 되면 어때?

가모 지겐   내 삶을 네게 간섭받을 이유는 없어.

아라키 쿄스케   켁······ 모처럼 도와주러 와줬더니, 마음에 안 드는 자식이라니까.

아라키 쿄스케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가모 지겐   너랑 똑같이 보지 마.

아라키 쿄스케   강한 척하지 마. 변신이 도중에 풀려서 적 앞에서 무방비였잖아. 스스로가 한심하지도 않냐?

가모 지겐   시끄러워······!

아라키 쿄스케   ······내가 그랬었어.

가모 지겐   !?

 

 

아라키 쿄스케   언젠가 정상에 설 남자가 가면라이더조차 되지 못하고······ 비참한 꼴이었지.

아라키 쿄스케   하지만 이제 그때의 나는 없어. 매드가이인 아라키 쿄스케한테 이제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다고.

아라키 쿄스케   너도 힘을 원한다면 각오를 정해봐.

 

 

가모 지겐   ······난 너와 달라. 난 딱히 힘을 원하는 게 아니야.

아라키 쿄스케   아?

가모 지겐   난 그저 곤란해하는 사람을 돕고 싶어. 힘뿐만이 아니라, 가면라이더로서 강하고 싶은 거야.

아라키 쿄스케   강한 게 곧 힘이 있단 거잖아!?

 

 

가모 지겐   사람으로서의 강함. 라이더로서의 강함. 그건 힘만으로 헤아리는 게 아냐.

가모 지겐   내 목표는······ 그래, 정신의 강함.

가모 지겐   업화 속에 있더라도 차갑게. 빙동 속에 있더라도 뜨겁게. 그런 남자로 있는 거다.

 

 

아라키 쿄스케   ······그, 그러냐.

가모 지겐   넌 이해 못 하겠지만.

아라키 쿄스케   알고 싶지도 않다만! 쩨쩨하게 어려운 일이나 생각하고!

아라키 쿄스케   그런 억지소리가 좋으면 천에다가 써서 그 돌머리에다가 두르든가!

가모 지겐   ······그것도 나쁘지 않아.

아라키 쿄스케   진심으로 듣지 마!

가모 지겐   ······하나만 너에게 묻겠어.

아라키 쿄스케   아?

가모 지겐   넌 아카데미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누구와도 모여 다니지 않는 기색만은 장점이라 생각했지.

아라키 쿄스케   ······뭐야, 갑자기.

가모 지겐   네가 클래스 같은 개념에 임한다는 게 의외였어.

가모 지겐   무엇이 널 그렇게 만들었지?

아라키 쿄스케   ······너도 카오스이즘의 대간부와 만나보면 알 거다.

가모 지겐   대간부와······?

아라키 쿄스케   위에는 또 위가 있어. 아무리 허세 부려봤자 죽으면 그냥 패배자야. 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아라키 쿄스케   정상에 서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아라키 쿄스케   정말로 자기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떤 각오라도 한다. 그게 남자란 거잖아?

 

 

가모 지겐   ······그렇군.

가모 지겐   너도 한 번 서예에 재미를 붙여보면 어때? 의외로 좋은 글을 쓸 것 같은데.

아라키 쿄스케   싫어. 내가 써봤자 읽을만한 것도 아니니까.

가모 지겐   ······훗, 그래.

아라키 쿄스케   야, 뭘 웃어!

가모 지겐   저절로 나왔을 뿐이야! 뭐가 나쁜데!

아라키 쿄스케   웃을 거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