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N 제10화

 

메시아   하아······ 하아······.

루이   ······내 승리다, 메시아.

메시아   역시 RUI야. 자, 마무리를 지어······.

랜스 텐도   멈춰!

루이   ?

랜스 텐도   메시아. 잠깐 알아봐야겠어. ······너와 루이의 관계를.

카이바 시즈루   미안, 메시아. 우리도 상황을 따질 때가 아니거든.

루이   ······뭐야?

랜스 텐도   루이, 넌 카오스이즘에 기억을 왜곡당해서 모르겠지만······.

랜스 텐도   아무래도 너와 메시아는, 예전에 '미션 스타디움'에서 같은 '클랜'이었던 것 같아.

루이   뭐라고?

메시아   어떻게 그걸······?

 

 

랜스 텐도   ······어쩔 바가 없는, 성격도 나쁘고 장난을 좋아하는 녀석이 네 PC에 작업을 한 모양이라.

메시아   ······과연, 그런가.

메시아   ······RUI, 너와 난 친구였어. 그렇다 해도 면식이 있는 건 아니고 온라인 너머였지만.

메시아   난 너와 함께 게임을 하는 시간이 즐거웠지······.

메시아   미션 스타디움의 세계 대회를 향해 연전연승하던 날들······ 같은 목표를 쫓는 동료, 거처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메시아   어느 날 갑자기, RUI는 게임에 전혀 접속하지 않게 됐어.

랜스 텐도   ······아마 카오스이즘에 유괴당해, 아카데미에 수용되어서 그랬겠지.

메시아   그 뒤로 몇 년이 지나, 다른 게임의 랭킹에서 다시 'RUI'라는 이름을 봤을 땐, 기쁨과 쓸쓸함이 같이 몰려왔지.

메시아   RUI가 아직 게임을 하고 있어!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동시에······

메시아   ······이제 미션 스타디움도, 나도 까먹어버린 걸까.

루이   ······.

메시아   난 미션 스타디움이 좋아. 가령 RUI한테 잊혔다고 해도, 서버가 종료한다고 해도······.

메시아   하나의 플레이어, 스트리머로서 이 게임을 더 많은 사람이 사랑해 주길 원했어.

메시아   그리고 리벌이 말했지. '이 돌이 있으면 RUI와 다시 미션 스타디움을 할 수 있어'라고.

카이바 시즈루   그래서 루이한테 그 메세지를 보냈구나.

메시아   맞아······. 기억이 없어졌어도, RUI는 RUI였어. 그리고 RUI가 이끄는 슬램 데이즈는, 정말 좋은 '클랜'이야.

메시아   ······예전에 나와 맺었던 '클랜'처럼······ 아니, 분명 그 이상으로.

메시아   나는 슬램 데이즈에 질투한 걸지도 몰라······. 마지막으로 좋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어. 자, 끝을 내.

 

 

루이   ······시시해.

루이   나한테 게임은 항상 진검승부야. 전의를 잃어버린 놈을 쓰러뜨려서 어쩌라는 건데.

루이   멍청한 자식. 간다. 랜스, 시즈루.

랜스 텐도   루이······.

루이   ······아까 너한테 진 게임, 난 진심으로 즐거웠어. 카오스 월드, 기억이 어쨌든, 그걸 제쳐놓고서.

루이   최고로 스릴 넘쳐서, 흥분했다고.

메시아   ······.

루이   그런데 지금은 최악이야. 마지막까지 발버둥 치는 걸 포기하고, 게임에 이기려 하지도 않는 녀석을 상대한다니, 시간 낭비잖아.

루이   평생 그렇게 처박혀 있기나 해.

메시아   ······후후.

루이   ?

메시아   ······하하하하! ······그래, 그렇구나. RUI.

루이   아?

메시아   ······내가  착각했어. 나, 역시 미션 스타디움을 정말 좋아해.

메시아   하지만 미션 스타디움이 끝났다고 해서······ 내 인생이 끝난 건 아니지.

루이   ······흥, 당연하지.

루이   그걸 알았으면, 어서 이런 곳에서 나가자고.

메시아   그래.

 

 

어설톤   이봐, 루이. 잠깐만~

루이   아직도 있었냐?

어설톤   그 말투는 아니잖아? 일일이 서포트해 줬는데.

루이   ······뭐, 그렇긴 하네. ······하지만 난 딱히 널 신용하고 있는 건 아냐.

어설톤   아아, 그건 됐어. ······그것보다 꽤 변해버렸네, 루이.

어설톤   옛날엔 게임 실력도 별로고, 더 귀여웠는데.

루이   !? 그러니까 너, 대체 뭘 알고――

어설톤   나한테 '어설톤'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지어준 것도, 너라고?

루이   하아? 내가 언제 그딴 이름을······

어설톤   ······하지만, 네겐 이제 내가 없어도 괜찮겠어.

어설톤   조금 쓸쓸하지만, 넌 이제 혼자가 아니야. 있을 곳을 찾아서 다행이네.

루이   ······뭔 소리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잖아.

어설톤   아, 이기는 것만이 게임이 아니니까. 초심자한텐 착하게 해 주라고. 그럼, 루이. 잘 지내!

루이   잠깐 기다려! 잠깐만······ 야······!!

 

 

랜스 텐도   Case closed! 그럼, 돌아갈까.

카이바 시즈루   가자, 루이.

루이   그래.

메시아   저기, RUI.

루이   ?

메시아   ······다른 게임에서도 나, 다시 한번 너와 같이 세계를 목표로 해보고 싶어.

메시아   있지, 악수해 줘, 루이.

루이   하아!?

루이   !? 갑자기 뭔데!

메시아   엄청 연습해서 강해질 테니까. 그렇게 되면 또 같이 게임해 줄래? RUI.

 

 

루이   ······뭐, 나도 한 번 진 게 있으니까. 게임이라면 상대해 줄게.

루이   ······다음엔 절대로 안 질 거야.

 

 

노아   어서 오세요! ······아!

루이   ······한 명이다. 안으로 안내해.

 

 

노아   오늘은 루이 씨, 혼자 오셨네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데······

 

➤ 혹시 뭔가 있었나요?

루이   ······뭐, 별 건 아닌데.

 

➤ 혹시 배고프세요

루이   ······뭐, 조금은.

 

루이   ······그냥 시간 때우는 용도로······ 좀 이야기해 두고 싶은 게 있어.

 

 

노아   ······그러면 '알 세븐'의 리벌은, 그 카오스톤을 '제2세대 카오스톤'이라고 한 건가요?

루이   ······그래. 아무래도 이건, 평범한 카오스톤과는 달라······.

루이   사람의 기억에 작용한다든가······ 여러 특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노아   (역시······.)

노아   (저번에 아가타 씨가 얻었던 카오스톤도, 아마 이 '제2세대 카오스톤'이란 걸까······?)

노아   혹시 루이 씨도 뭔가 기억이 돌아온 거 아닌가요?

루이   ······맞아.

루이   카오스이즘에게 기억을 왜곡당하기 전, '미션 스타디움'을 플레이하고 있던 기억······.

루이   카오스 월드에서 만난 '메시아'라는 닉네임의 녀석과, 아무래도 정말 친구였던 모양이야.

노아   ······그랬군요.

루이   ······우리 슬램 데이즈는 다시······ 본격적으로, 이 '제2세대 카오스톤'을 모으기로 결정했어.

노아   네?

루이   ······우리는 '자유의 계약'을 맺고 결성한 클래스야. 기억이 없는 채로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라고 할 수 없어······.

루이   그러니까 우리는 반드시 되찾을 거야. 잃어버린 기억, 스스로의 과거란 녀석을.

루이   ······할 이야기는 끝났어. 간다.

노아   저기! 루이 씨, 잠깐만요!

루이   아?

노아   슬램 데이즈가 '제2세대 카오스톤'을 수집하는 이유는 이해했어요.

노아   ······혹시 '제2세대 카오스톤'을 모아서, 슬램 데이즈의 모두가 기억을 전부 되찾는다면······?

루이   ······그때가 되면, 슬램 데이즈는 해산이야.

노아   !?

루이   ······우리는 그냥 의미 없이 붙어 있는 친구 무리 같은 게 아니라고.

루이   진정한 의미로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그날이 올 때까지,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지.

루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노아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싸운다······. 그게 루이 씨와 슬램 데이즈의 멤버들이 싸우는 이유······.)

노아   (슬램 데이즈가 없어지는 날이 온단 건 슬프지만······. 그걸 지켜보는 것도 에이전트의 역할인 걸까······?)